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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단점과 결론, 중소기업으로 취직한 이유 | 슬기로운ㅈㅅ생활 #1

Roque Hong 2023.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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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위권 대학 졸업생이 중소기업으로 취업하게 된 이유 2

 

지난 글에서는 필자가 중소기업을 선택하게 된 경위와 당시 판단했던 장점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글에 이어서는 당시 판단했던 단점은 무엇인지, 왜 결국 중소기업을 선택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다시 말하지만 갈 곳이 없어서만은 아니다!

 

 

중소기업의 장점? 중소기업으로 취직한 이유 | 슬기로운ㅈㅅ생활 #1

서울 상위권 대학 졸업생이 중소기업으로 오게 된 이유 요 근래 출장이 잦다 보니 정작 내 모국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예전엔 관심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인터넷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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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2 | 내가 중소 기업을 가면 안 되는 이유를 적어보자

 

그렇다면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내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이뤄낼 수 있을까?
제법 오래 전이긴 해도, 이미 중소기업의 여러 단점은 내가 취업 준비를 하던 시절에도 충분히 알려질 만큼 알려져 있었다.
당연히, 내가 목표한 바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할 수도 없었다.
당시 내가 파악한 리스크는 다음과 같다.

  1. 결국은 나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내야 할 수도 있다.
    예나 지금이나 중소기업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부실한 히스토리이다.
    잦은 담당자의 퇴사, 부족한 인력과 시스템에서 오는 업무 과중, 이로부터 비롯된 부실한 교육은 고스란히 직원에게 부담으로 내려온다.

    이 부분은 내가 관리자가 된 지금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지만, 여전히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신입 교육은 어떻게든 진행할 수 있다. 회사와 관리자의 의지만 있다면.
    그러나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업무 교육은 상황이 다르다.
    인력을 포함한 모든 자원이 제한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신입 프로젝트가 발생했을 때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업무 교육을 제대로 준비하기 어렵다.

    업계에 흔하지 않은 신규 아이템이라면 받을 수 있는 외부 교육을 찾기가 어렵고, 오래된 아이템이라면 교육을 받고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자본 문제는 덤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중소 기업 재직자는 스스로 업무를 배워나가며 업무를 추진해야 되며, 이로 인한 업무 과중으로 인해 오히려 업무 역량이 뒤쳐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문제는 내 첫 직장 사수가 입사 3개월 만에 퇴사하면서 나에게 그대로 발생했던 문제이기도 하다.

  2. 뱀의 꼬리로 커리어가 끝날 수도 있다.
    뱀의 꼬리로 들어가 머리를 따고 내가 용이 된다는 전략은 참 멋있다.
    용의 머리보다 쉽고, 내 능력 여하에 따라 뱀을 용으로 승천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뱀의 머리가 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어렵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즉, 내 방대한 꿈과는 다르게 여러가지 어른의 사정을 거치면서 내 커리어가 뱀의 머리는커녕 꼬리로 마감될 수 있다.
    그리고 이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겪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된다면 내가 중소기업에 오게 된 모든 목표를 상실하는 결과가 된다.
  3. 이직이란게 니 뜻대로 되니?
    우리나라의 기업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나, 여전히 잦은 이직여부는 채용에 있어 분명한 감점 요소이다.
    나 또한 이력서를 검토할 때 잦은 이력 사항은 반드시 확인하고 이유를 물어보곤 한다. 내로남불...

    설령 이러한 불이익이 없다 하더라도 이직이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다.
    직장이 바뀐다는 것은 삶의 가장 큰 부분이 하나 바뀐다는 것이다.
    월급은 물론,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과 장소가 바뀌고, 때로는 직장에 따라 이사를 해야 하기도 한다.
    특히 회사의 규모, 급여 등 외적 조건 외에 분위기, 동료 성향 등은 직접 일해보기 전에는 알 방법이 없다.

    이러한 문제들로 이직이 쉽지도 않을 뿐더러, 잘못된 이직은 또 다른 이직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무역회사 이직의 현실 포스팅 보기]

 

무역회사 이직 시장 현실에 대한 현직자의 고찰 | 무역인의 삶 #9

중소 무역회사에서 이직 시장의 현실, 명과 암에 대하여 중소기업에 입사하는 사람이 그 기업에 뼈를 묻을 각오로 들어가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다. 보통 원하던 기업에 들어가지 못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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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이직의 현실 포스팅 보기]

 

중소기업에서의 이직, 현실에 대한 면접관의 조언 | 슬기로운 ㅈㅅ 생활 #3

중소기업 면접관이 들려주는 중소기업에서 잘 이직하는 법 중소기업은 사람 전환이 빠르다. 신입, 경력직 할 것 없이 2-3년이 지나면 해당 회사 구성 인원 상당수가 교체되는 곳이 중소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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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3 | 리스크를 헤지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자

 

결국 내가 찾아낸 단점들은 기껏 찾아낸 장점을 상당수 상쇠하거나 일부 상회하기도 했다.
당시 이 단점들로 인해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었다. 
그렇게 다시 며칠을 고민하다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낼 수 있으면 되는 일 아닌가!

당시 내가 생각해낸 극복 방안은 다음과 같다.

  1. 이미 고시를 통해 혼자 배우는 건 질리도록 해봤다.
    중소기업의 업무 범위가 방대하고 깊게 가르쳐줄 사람이 없다는 것은 단점이 분명하다.
    없는 자료를 찾아내야되고, 시간은 없고, 내가 따로 노력하지 않으면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다.
    이 모든 것들을 극복해 업무를 스스로 배웠다 하더라도 기업이 그 가치를 제대로 알아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배워냈다면 분명 이건 내 자산이 된다.
    내 자산이 된다면, 당장 있는 회사가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기회를 잡아낼 수 있을 때 비로소 난 뱀의 꼬리를 지나 등, 허리, 머리를 향한다. 
    중소기업에 등과 허리가 있는지 모르겠다만
          
  2. 뱀의 꼬리로 끝날 사람이라면 용의 꼬리는 애당초 될 수 없다.
    당시 나로써는 다양한 선택지가 없었다. 
    즉, 좋든 싫든 뱀이든 우렁이든 누렁이든 일단은 꼬리부터 시작해야 됐다.
    그리고 무슨 꼬리를 고르건 영물은 아니었다.

    운이 좋아 조금 더 크고 돈도 조금 더 주는 기업에 들어갔다 치더라도, 결국 그다음 단계는 또 다른 노력이 필요했다.
         
    결국 내게 필요한 건, 적당한 게임판과 내 능력이었지, 완벽한 게임판이 아니었다.
    어차피 내 능력이 문제라면 게임판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니었다.

  3. 이직을 위한 나만의 규칙을 만들자.
    당시 내겐 취업이 급했던 것도 맞고, 이직은 배부른 소리였다. 
    당장에 어떤 기업이 내게 기회를 줄지, 아니 줄 기업이 있을지 조차도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내 궁극적인 계획을 이루기 위해 이직은 분명 좋은 도구였다.
    따라서 나는 이직에 있어 기간, 횟수 등 몇 가지 나만의 규칙을 세웠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기회에 다뤄보기로 하자.

 

 

결정 | 중소기업을 가야겠다.

 

결국, 나는 중소기업에 가기로 했고,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몇 가지 내가 예상했던 장점과 단점은 현실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몇몇 우려는 그저 걱정으로 끝나기만 하기도 했다.

분명 중소기업의 삶은 생각처럼 힘들다.
급여는 작고, 부조리는 많다.
아니, 부조리가 많다기보다 작은 조직에서 일어나는 부조리가 너무나도 쉽게 눈에 보이고,
더 쉽게 나한테 영향을 준다.

그러한 부조리들과 불합리, 그리고 부족한 급여등을 이유로 나는 힘들게 들어갔던 첫 직장에서 결국 이직을 선택했다.
이후에도 중간중간 몇 번의 이직을 거쳐 지금까지 왔다.
그 사이사이에 중견 기업에서 러브 콜도 있었으나 지금 나는 여전히 중소기업에서 이제 관리직으로 근무 중이다.

나는 아직 처음 중소기업에 들어오게 된 이유를 잊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직 난 중소기업에 남아있다.
아직 뱀이지만, 그래도 머리에 가까운 곳에서, 언젠가 용이 될 날을 꿈꾸면서.

 

중소기업 선택의 순간
결국 인생 모든 순간은 선택의 연속이다. 일단 선택했다면 그 결과가 맞길 바라며 최선을 다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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