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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사원이 갖춰야할 능력, 긴 경력이 독이되는 순간 | 무역인의 삶 #24

Roque Hong 2024.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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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에서 긴 경력이 오히려 독이 되는 순간과 긴 시간의 벽을 허물기 위한 무역인의 능력

 

구직활동을 하다보면 많은 기업이 구인 공고에 00년의 경력을 요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필자는 직급에 비해 경력이 많이 짧은 편이긴 한데, 그러다 보니 간혹  동종 업계 분들과의 대화에서 "본인은 20년 무역을 했다"거나 "본인 경력이 20년이 넘어간다"는 자랑 섞인 이야기들을 종종 듣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무역 경력이 길다는 것이 그토록 강력한 업무상 강점이 될 수 있을까?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며, 근속 연수가 적은 당신이 무역인으로써 시간의 벽을 허물고 넘어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무역인이 갖춰야할 기본적인 자질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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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에서 긴 경력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긴 경력은 곧 많은 경험을 의미한다. 

긴 시간동안 축적된 여러 상황, 그리고 극복해 온 여러 사례들은 개인에게 경험으로써 축적되며, 이렇게 축적된 경험들이 쌓여 연륜이 된다. 연륜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여러 해 동안 쌓은 경험에 의하여 이루어진 숙련의 정도"를 의미하니, 결국 긴 경력 곧 쌓인 연륜을 반영할 수치적 지표가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연륜은 무역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을 꾸준히 이어온 분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랜 시간 기술을 연마하여 장인의 경지에 이르른 도공에서부터 오랫동안 사업체를 운영하며 갖은 노하우를 쌓은 기업인은 물론, 비단 기술이나 일의 영역이 아니더라도 나이 지긋하신 노인 분들의 삶의 지혜는 여러 해 동안 쌓은 경험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따라서 무역에서도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았다면 자연스레 여러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을 것이고, 이로 인해 경험이 부족한 사람에 비해 보다 능숙하게 위기를 헤쳐나가고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이제 기업에서 일정 연차를 요구하는 이유가 확인된다.

공고에 기술된 경력은,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과 숙련도"를 요구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물론 연공서열과 나이로 줄 세우는 문화가 남아있는 기업이라면 예외가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역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 그리고 이를 통해 본 "시간"이 갖는 약점

 

무역의 진정한 의미

그렇다면, 긴 세월의 벽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과연 오랜 경험을 쌓았으니 보다 더 기회를 많이 포착하고,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단호하게 "No"라고 할 수 있다.

이 논리가 성립했다면, 애당초 기업은 백전 노장으로만 이루어진 드림팀만을 구성할 것이다.
뭐, 연차에 따라 급여가 좀 더 많이 지출될 수 있겠지만, 신입 2명 뽑을 돈으로 20년 경력직 한 명을 어떻게든 고용하면 모든 경쟁을 이겨낼 것이니.

이는 무역의 진정한 의미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무역은 수입, 수출을 포함하며, 이를 위해 다른 나라로 제공되는 물류(서비스) 포함하는 굉장히 넓은 개념이다. 즉, 국가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거래 행위가 무역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 간의 관계는 역사를 거쳐 지속적으로 변해왔음을 생각하면, 무역이란 고정된 개념이 아닌 시간과 상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개념이고, 세계정세와 각국의 상황이 급변하는 현대에선 무역도 그만큼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무역이다.

그리고 긴 경험이 축적된 세월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단서는 바로 이 곳에 있다.

 

무역에서 세월이 갖는 약점

긴 세월의 벽은 견고하다. 견고하고 높아 넘어서기 쉽지 않지만, 단단한 만큼 유연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이 이 세월의 벽이다.

연륜은 편견과 한면을 공유한다. 경험이 새로운 상황을 마주쳤을 때 이 위험을 회피하게 해 준다면 연륜으로 불리나, 새로운 기회를 놓쳐버리게 만든다면 이는 편견이 된다.

경험칙이란 과거에서 비롯된다. 반복된 경험으로부터 규칙성을 찾아내고, 이 규칙성을 통해 해결책을 발견해내는 만큼, 이를 통계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통계건 경험이건 과거에서 비롯된다는 것에선 차이가 없다. 과거 사례가 쌓이지 않았다면 이는 결국 유사하거나 참조할 만한 사례에 대입해 볼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비슷해 보이는 상황이라 하여 반드시 같은 답이 나올 것이란 보장이 없는 상황 또한 수 없이 많다. 다양한 변수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무역 환경 속에서, 당신이 세월의 벽을 넘어서 연륜을 극복할 단서가 바로 이곳에 있다.

사실, 무역에서 경험은 참조일 뿐 정확한 답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멀쩡히 잘 거래하던 거래처가, 국제 관계 변화로 갑자기 도산해버리거나, 물건 잘 받아놓고 국가 정세가 급변하여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공급하던 거래처가 순식간에 전쟁에 휘말리거나하는 이유로 어느 날 갑자기 공급을 끊어버리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경험은 참조가 될 수 있을 지언정 답을 주지 못할 때가 많다. 새로운 상황에선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고, 새로운 해결책은 유연한 사고에서 비롯되기 쉽다. 

또한, 무역업에 종사하는 경우, 한 품목을 회사만 옮겨 다니며 장기간 경력을 쌓는 분들만큼이나, 품목까지 옮겨 다니며 경력을 쌓은 분들 또한 많다. 필자 또한 지금까지 업종만 3번 변경하면서 원자재, 정밀기계, 화학 제품을 넘어 서비스업까지 종사했왔다. 한 품목만 오래 경험을 쌓았다면 해당 업계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노하우를 갖고 있겠지만, 의외로 다른 업계의 특수성이나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해 기초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필자처럼 여러 업계를 돌아다닌 경우 사고의 유연성과 경험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상황에 보다 빠르게 적응은 하겠으나, 특정 업계의 전문성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처럼, 무역에서 세월의 벽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 무너지거나 쉽게 극복될 수 있는 일종의 지침에 불과하다.

 


 

 

이제 무역을 배우고자하는 당신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필자가 이 글을 쓰게된 이유는 긴 경력을 자랑하는 무역 원로분들을 깎아내리고자 함이 아니다. 긴 시간동안 업계를 지탱해 오신 분들은 그만큼 깊고 넓은 경험을 갖고 계실 것이며, 긴 시간을 버텼다는 것은 그 많은 시간 동안 다양한 위기를 돌파했다는 뜻이니 그 자체로 대단하다 할 수 있다.

사실 이 글은, 이제 막 무역 실무에 들어와 경험과 연차가 부족한 당신들을 위해 쓰는 글이다.

필자는 여러분이 거래처를 만나거나, 컨퍼런스, 설명회 등에 나갈 때, 긴 연차에 주눅 들거나 자신감을 잃을 필요가 없음을 알고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작성한다.
당당해져라. 경력이 짧다고 덜 안다고 할 수도 없으며, 때로 유연한 사고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해결책을 발견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경험은 시간에 비례하지만, 경험-시간 그래프의 기울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자신의 경험에 자신감을 갖고, 시간이라는 숫자에 메몰되지 않기를 바란다.

세월의 벽
세월의 벽에 좌절할 필요는 없다. 숫자가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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