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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한국시장 진출과 중소 무역회사의 미래 | 무역인의 삶 #22

Roque Hong 2024.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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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한국 시장 진출과 중소 무역회사의 미래에 대한 현직자의 고찰

 

얼마 전,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가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와 함께 그동안 단순 오파를 통해 국내에 중국 제품을 유통시키던 많은 온라인 보따리상의 실체가 대중 앞에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사실, 발주처를 철저히 숨겨야만 하는 오파상 입장에서 발주처가 자신의 직접 시장에 진출해 버린 이 사태는 예견된 재앙에 불과하지만, 국내 이커머스를 통해 판매되던 제품이 훨씬 저렴한 가격에 그대로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되는 것을 본 고객들이 느꼈던 배신감은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또한, 이번 사태로 인해 무역인이 되기 위해 준비하던 여러 취준생들은 과연 중소 무역회사가 향후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본인이 올바른 길을 선택했는지 심한 고민을 하게되었을 것이다.

오늘은 이런 고민에 빠진 취준생들을 위해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의 한국 시장 진출이 시사하는 바와 함께 향후 국내 중소 무역회사의 미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오파상이 뭔지 모른다면 아래 포스팅을 먼저 읽어보도록 하자.

 

오파상 뜻과 현실, 창업 비용과 수익 구조 | 무역인의 삶 #11

무역회사 오파상 1인 창업 비용과 현실 몇 년 전인가, 주변 지인들은 물론 여기저기서 무역회사 1인 창업에 대한 문의를 한참 들었던 것 같다. 그게 아마, 오파상 관련 창업 서적이 인기를 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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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파상(보따리 상)의 수익 구조와 알리, 테무 진출의 관계

 

위 포스팅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우리가 흔히 보따리상이라 말하는 오파상은 해외 제품을 소싱하여 국내에 유통시키는 일을 하는 무역상이다. 쉽게 말해, 국내에 유통할만한 해외 제품을 찾아와 국내에 이를 유통시키면서 수수료 또는 유통 마진을 가져가는 회사란 뜻이다. 

이 구조에서 볼 수 있듯, 오파상 수익의 핵심은 해외 판매자와 국내 구매자 사이에서 "유통 마진"을 갖는 것에 있다. 국내 구매자가 해외 판매자를 찾기 어렵거나 직접 수입할 수 어려울수록 오파상이 끼어들기 좋고, 더 높은 마진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 이런 오파상들은 자신의 판매자를 구매자에 숨김으로써 구매자가 직접 판매자를 접촉하는 것을 막거나, 국내 판매 채널을 다각화시킴으로써 해외 판매자가 국내 일부 구매자를 접촉할 이유를 차단시킨다. 해외 판매자 입장에서는 어차피 동일한 마진을 남기는 상황이라면, 특정 시장에 본인이 직접 진출할 바에는 한 명의 유통상과 접촉하고 그 유통상에게 해당 시장의 영업, 마케팅을 일임하는 것이 유리하다.

따라서 오파상이 충분히 제 역할(영업, 마케팅)을 잘하고 있다면, 그런 해외 기업에 직접 접촉한다 한들 해외 기업은 본인과 거래 중인 오파상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라 답변할 것이다. 

즉, 오파상이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은

  1. 판매자 정보를 철저히 숨기고 있거나
  2. 판매자가 시장에 직접 진출할 이유를 차단했을 경우

로 압축할 수 있다.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국내 시장 진출이 시사하는 바

 

그렇다면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국내 시장 직접 진출에 대해 살펴보자. 이 두 회사의 한국 시장 진출은 그동안 두 회사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취급해 오던 오파상 입장에선 자신들의 해외 거래처가 밝혀진 것을 넘어서 본인들 시장에 직접 들어와 버린 경우이다. 즉, 판매자 정보가 공개됨과 동시에, 판매자가 시장에 직접 진출해 버린 최악의 경우라 할 수 있다. 대체 왜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직접 진출을 결정하게 되었을까?

이는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사업 구조를 보면된다.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기본적으로 B2C 또는 D2C 유통을 지원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따라서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MOQ가 없으며, 구매자는 제품을 단 1개만이라도 구매할 수 있다. 

즉, 누구나 검색 몇 번으로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이커머스에 공공연히 공개된 거래처, MOQ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 원한다면 누구나 손쉽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으로, 애당초 오파상이 들어설 자리가 없는 구조였다.

또한,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입장에서 이런 오파상들은 본인들 입맛에 맞춰 극히 제한된 제품을 일부만 구매하는, 어쩌면 일반 고객 보다 "아주 조금 더" 구매하는 평범한 사이트 유저였을 뿐이다. 오히려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입장에서는 직접 진출을 통해 한국 이커머스 고객 전부를 잠재 고객으로 끌어 오는 것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한편, 더 큰 수익의 얻을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따라서,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의 한국 시장 직접 진출은 이들의 유통 규모를 넘어설 수 있는 독립된 오파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필연적인 사건이었고, 이들의 사업 구조 상 그 정도 되는 오파상은 나타날 수도 없었다.

 


 

 

정말로 중소 무역 회사들은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국내 시장 진출로 큰 타격을 입게될까?

 

이번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국내 시장 진출로 많은 오파상이 본인 수익 구조를 잃었을 것이고, 그런 회사에 관계된 사람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를 부정할 생각은 없으며, 그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중소 "무역 회사"와 그 근무자들로 범위를 확장한다면,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국내 시장 진출이 영향을 받는 회사와 그 근무자들은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 판단된다.

위에서 오파상이 더 큰 마진을 갖기 위해선 국내 구매자가 해외 판매자를 찾기 어렵거나 직접 수입할 수 어려울수록 오파상이 끼어들기 좋고, 더 높은 마진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오파상 구조가 바로 브랜딩과 전문 에이전시이다. 

이런 브랜딩과 에이전시 역할을 수행하는 오파상들은 그 수익 구조가 단순 유통 마진을 넘어섰기에 해외 판매자의 노출이나 한국 시장 진출에 비교적 자유롭고, 이를 넘어서 해외 판매자의 브랜드 파워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기에 이번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의 시장 진출은 물론, 향후로도 비슷한 상황에서 자유로울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런 수익구조를 갖지 못한 오파상이라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아직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 뿐더러, 1인 쇼핑몰 구조를 띄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사실상 전체적인 무역 구조가 대격변을 맞는다고 말하기 어려울 뿐더러, 오파상이 사라질 것이라 말하기도 어렵다.

 

 

오파상(오퍼상)을 한다는 것. 오파상 창업에 대한 고찰 | 무역인의 삶 #18

무역 실무자가 바라본 오파상의 현실 무역업에 발을 들이고 주재원장 파견을 나가기까지, 참 많은 박람회에 다녀왔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참 많은 업체를 돌아다니고, 사람을 만나고,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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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유통 구조에 찾아온 변화는 맞지만

 

중국 이커머스가 직접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전례 없는 유통 구조의 변혁인 것은 맞다. 

그러나 다른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무역"은 생각보다 폭넓고 다양한 사업을 포괄하는 개념이며 고정된 개념이 아닌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 유동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이러한 변혁으로 사라지는 무역업이 생긴다면, 이로 인해 새롭게 생겨나는 무역업이 존재할 수 있다.

물론, 기존과 같이 1인이 손쉽게 저자본으로 오파, 수입을 거쳐 국내 이커머스에 온라인 쇼핑몰은 운영하는 일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무역 회사 입사를 꿈꾸는 사람이나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다른 기회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대형 EMS들부터 다양한 국제 우편들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여전히 많은 포워더들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잊지 않으면 되겠다.

 

알디 익스프레스 화면
알디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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