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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관리직을 채용할 때 조심해야하는 이유 | 슬기로운 ㅈㅅ생활 #15

Roque Hong 202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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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신입보다 관리자를 채용할 때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을 보면, 회사가 발전하거나 체제 변환을 위해 대기업 중간 관리직 또는 다른 회사 관리직을 영입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인재 영입을 통해 중소기업은 기존 조직을 쇄신하는 한편, 유입된 인재로부터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배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잘못된 인재를 영입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위기를 가져오기도 한다.

오늘은 이런 중소기업의 관리자급 채용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원인을 알아보고 나아가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관리직 경력 이직 후 적응을 위한 기간

 

경력직 이직을 한 직후 대부분의 이직자는 실적에 대한 강한 압박을 느끼게 된다.
신입이야 회사가 딱히 바라는 것도, 신입 입장에서 보여줄 것도 없으나, 경력자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회사가 경력직을 채용한다는 것은 이 사람이 가진 경험과 능력에 보다 투자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관리직이 이직하는 경우처럼 긴 경력과 높은 직급을 부여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이직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이를 모르지 않기에, 입사와 동시에 실적을 내기 위에 전전긍긍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이직과 동시에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만드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이는 동종업계 동종직군의 경력직을 그대로 채용해 같은 자리에 앉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당연한 것이, 동종업계 동종직군이라도 새로운 조직에 들어온 순간, 그 조직에 적응하기 전엔 그 어떤 성과도 제대로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 조직에의 적응이란 표면적으로 조직의 시스템과 구조에 익숙해지는 것부터 넓게는 본인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존 인력과 관계를 구축하고, 기타 협업이나 영업이 필요한 회사 협력사와 관계를 구축하는 것 등을 포괄한다. 

이러한 작업은 빠르게는 한 두 달에서부터 몇 달에까지 걸릴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이며, 때로는 이직자의 직급이 높을수록, 특정 회사나 업계에만 오래 있었던 인력일수록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인력일수록 실적에 대한 압박에 더욱 강하게 시달릴 수밖에 없다.

빠른 기간 자신의 능력을 보여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아내기 위한 이러한 조급함은 자신의 직급과 경험에 기대어 기존 조직과 협력사를 찍어 누르는 방향으로 표출되기 쉽다. 기존 조직의 협력을 얻어내기보단 단기간에 조직들을 직급으로 찍어 눌러 "필요한 기간만큼만"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게 함으로써 시간을 벌고, 이렇게 번 시간 동안 자신과 찍어 누른 조직을 무리하게 쥐어짜 일단 "결과를 만들기만 한다면" 새로운 회사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고, 불만이 쌓인 조직은 이후 다져진 자신의 입지와 직급으로 갈아치우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단기간 새로운 경력자로 인해 조직의 업무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비칠 수 있지만, 이 경우 기존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는 치명적인 피해를 감수해야 하고, 조직 내 암적인 갈등을 뿌려 결과적으로 조직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 

이러한 신임 경력직의 횡포는 회사 체계가 부족하고 경력직의 직급이 높을수록 더 쉽게, 크게 발생하곤 한다.

 


 

관리직 경험의 함정 - 관리직과 실무자의 간극

 

일반적으로 관리직을 데려올 때 회사는 이 사람의 경험과 지식에 높은 기대를 건다. 회사가 아는 사실은 당연히 알 거나 금방 배울 것을 기대하는 한편, 회사가 모르는 새로운 지식과 구조를 가져다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회사가 생각보다 자주 놓치는 사실이 있는데, 회사의 실무는 실무자가 제일 잘 안다.

물론, 폭넓은 경험을 오랜 기간 제대로 쌓아왔다면, 회사에 입사해 잠깐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대략적인 업무 프로세스나 이에 대한 문제를 간파할 수도 있고, 이를 개선시키기 위한 청사진을 빠르게 그려낼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는 어디까지나 기존 경험에 비춘 "대략적인" 처방일 뿐이다.

조직 전체를 송두리째 들어내어 갈아 치우는 것이 아니라면, 기존 조직에 맞춰 새로운 체계를 도입하기까지는 면밀한 검토와 신중한 처방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검토와 처방은 당연히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이러한 개편을 위해 조직 전체를 들어내는 것이 아니라면 이 과정에서 기존 실무자들의 의견은 필수적으로,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이는, 실무자이기에 파악할 수 있고, 실무자이기에 파악하고 있는 관행과 문제점은, 실무자의 의견을 통해서만 "정확하게" 파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과정 없이 막 이직한 관리직의 경험에만 의존하여 새로운 체계를 도입할 경우 생각하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심할 경우 기존 조직 자체가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사례 - 영업 이사가 해외 사업 조직을 붕괴시키다

 

  • 예전 다니던 회사에서 새로운 "영업 이사"가 이직해 온 적이 있다.
    "영업 이사"는 경력 20년의 "유사 업종"에서 이직해 왔고, "국내 영업" 경력직이었다.
    그러나 해당 이사가 보이게 당시 회사의 해외 수출입 구조는 굉장히 엉성해 보였던 것 같다.
    당시 회사의 구매 계약서는 납기 기재 없이 엉성하게 구성되어 있었고, 계약서보다는 PI와 같은 약식 발주만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해당 이사는 구조 개편에 반대하는 해외 사업 팀장을 보이콧하고 조직을 장악한 뒤, 거래처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려 시도했다.
    결과는 아주 시원하게 망했다.

    사실, 당시 회사가 이와 같은 엉성한 수출입 구조를 유지하는 이유는 업계 특성과 함께 회사가 가진 물류 시스템이 원인이었다.
    당시 회사는 해외 시장에 막 진출해 전례 없이 큰 주문을 갑작스럽게 받은 상황이었다.
    이 당시 원자재의 정상 납기는 EXW 30-60일 사이였는데, 회사 납품 납기가 EXW 30-60일 사이였으니, 정상적인 계약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해외 사업 팀장은 본인의 영업력을 통해 원자재 납품을 2-3주로 줄여 받고 있었고, 이런 상황이니 계약서까지 작성해 가며 납기를 정할 이유가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업 이사가 임의로 해외 사업 팀장을 업무를 배제시켜 버렸으니, 해외 사업 팀장과의 친분으로 무리한 납기를 이어나가던 거래처들은 새로운 영업 이사가 무리한 납기에 기반한 계약서와 함께 보상요청을 해오자 모든 납기를 2달로 고정시켜 버렸다.
    결국, 기껏 따온 해외 프로젝트를 날려 먹을뻔한 뒤 영업 이사가 들이밀었던 계약서는 휴지조각으로 증발해 버렸고, 대규모 수출 시장을 개척한 해외 사업 팀장은 경쟁사로 이직해 버렸다.

 

위 사례는 관리직 경력이 가질 수 있는 함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영업 이사는 오랜 기간 외국계 기업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으며, 관리직까지 올라 회사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면밀히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해당 영업 이사의 실무 경력은 국내 영업에 한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해외 사업에 있어 거래처와 어떻게 관계를 구축해야 하며, 그 관계를 어떻게 이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이 굉장히 제한적이었다. 특히, 해당 영업 이사는 유사 업종에서 이직해 온 만큼 당시 업계 관행이나 업계에서의 회사의 입자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업 이사에게 타 부서를 넘나들 수 있는 막대한 권한을 부여하고 이를 통제하지 않았으니 문제가 생기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사실 이런 구체적인 경험 외에도 새로운 관리직이 기존 조직을 장악해 결국 회사 대표를 아무 권한 없는 빈 껍데기로 만들어버린 경우나, 이를 넘어서 조직 자체를 빼가버린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새로운 관리직에 지나친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관리직의 실적에 대해 대표가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할 때 자주 발생한다.

 


 

결론 - 조직을 발전시키는 인재 영입

 

사실, 회사가 커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며, 이런 영입이 항상 성공적일 수많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위와는 반대로 아무리 이직해 온 관리자가 유능하더라도 기존 조직의 견제로 조직의 발전이 막혀버릴 수도 있으며 이 또한 상당히 자주 발생하는 사례이다.

따라서 이러한 인재를 영입해 옴에 있어서 회사는 인재의 사전 검토 외에도 영입해 온 인재가 회사에 잘 녹아들고 기존 조직과 상충되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있다. 또한, 새로운 인재가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직무 교육은 물론, 회사 상황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할 시간과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업무를 위한 "적정"선의 권한을 부여함과 동시에 이를 적당히 통제하고 관리할 수단을 함께 준비함으로써 새로운 인재의 폭주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회사의 발전을 위해 애써 모셔온 귀한 인재는 회사의 암세포 그 자체가 되어 이식된 조직은 물론, 회사 전체의 운명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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